아끼던 Mavic Air 바다에 빠진 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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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port Beach 근처에 전기 보트를 빌려주는 곳이 있다.
그 보트를 타고 직접 운전하면서 인근 지역을 구경하러 다닐 수 있다. 지도에서 보는 것 처럼 리도, 발보아 섬은 이미 경치가 좋기로 유명하고, 주변 집들의 개인 해변과 보트가 정박해 있는 모습은 그 좋은 경치에 한 몫을 더한다.
보트를 대여해주는 업체는 여러 곳이 있는데 고맙게도 아는 분이 'Newport Fun Tours'라는 곳에서 8인승 보트를 예약해서 우리 가족을 초대해 주었다. 앗싸! 메모리얼 데이 연휴 기념으로 가족 나들이 ㅋㅋ;
- Newport Fun Tours
위 업체의 웹사이트를 통해 8인승 보트, 12인승 보트, 패들보드, 카약, 유람선 투어, 관련 기프트 카드 등의 상품을 예약/구매 할 수 있다.
21세 이상이면 이 보트를 운전할 수 있고 21세 미만이라도 보호자(21세 이상)의 지도 하에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보트 안에서는 캡틴(배 운전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술과 스낵을 가져와서 맘껏 즐겨도 된다고..
나는 영화나 TV에서 봤던 이런 보트를 상상했었다. 그래서 Deposit 없이 배를 빌리고 라이센스 없이 누구나 운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하지만, 직접 보고나서 모든 의문이 풀렸다. 전기 모터가 달려있고 저속으로 움직이는 8인승 오리배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늘막 지붕이 있고 앞, 뒤, 옆은 투명한 플라스틱(아크릴)으로 막혀있었다. 후졌다는 뜻이 아니다. 그냥 내 기대와 상상이 너무 과했나 보다.
나는 뱃놀이 며칠 전 부터 '오예! 가면 드론 날려야지~' 하면서 들뜬 마음이었고, 당일에도 드론을 제일 먼저 챙겼다. 보트에 타면서도 안되는 영어로 직원에게 "I wonder if I can fly my drone on the boat" 라고 물어봤는데, 그 직원은 그런 사람 많이 봤다는 듯이 밝은 표정으로 "Of course" 라고 대답해서 더욱 기쁜 마음으로 출발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저 드론 들고 웃는거 봐라 ㅋㅋㅋ
스파크와 매빅에어를 가져갔는데.. 꼴에 또.. 4K 영상에 욕심이 생겨 매빅에어를 날리기로 했다. 출발하고 5분 쯤 후 움직이는 보트 밖으로 손을 내밀어서 드론을 잡고 이륙 시켰다.
역시 드론을 통해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는 어마어마 했다. 그 경치 안에 우리 보트도 있고 우리 모습도 있고.. '아.. 나중에 이걸 큰 화면으로 보면 더 굉장하겠지?' 하면서 매빅에어(4K 동영상)를 날린 것이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잠시 스스로를 칭찬하고 있었다.
하지만.. 곧.. 엄청난 후회가 밀려왔다.
10분 남짓 신나게 촬영하고 나니 배터리는 40% 정도 남았고 더 닳기 전에 드론을 회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바다라 바람도 조금 불고 배는 계속 움직이는 상황이라 회수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배터리가 버텨줘야 하니깐.. 일단 드론을 보트 가까이 불러서 지붕에 착륙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드론은 제자리에서 호버링 하는데 배가 자꾸만 움직여서 그대로 착륙하면 바다로 떨어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저 그늘막 기둥 사이로 드론을 통과 시켜서 보트 안으로 들여서 잡기로 했다. 하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장애물을 감지하는 드론의 전방 센서 때문에 경고음을 내면서 보트 근처를 서성일 뿐, 좀처럼 안으로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팔을 뻗어서 잡아볼까? 어쨌든 좀 더 가까이 오게 할까? 이렇게 몇 차례 시도하는 중.. 그 순간! 보트가 움직여서 저 위의 사진에 있는 그늘막 기둥이 드론 날개와 부딪혔고 날개가 뽀사지면서 중심을 잃고 순식간에 퐁당! 빠져서 깊숙한 바다 속으로 가버렸다. 완전히 순식간이었다. ㅠㅠ
# 드론 빠뜨린 후 찍은 사진.. 저 표정 썩은거 봐라..
아주그냥 세상을 다 잃은 표정이다. ㅠㅠ
아.. 아낀다고 제대로 날려보지도 못하고 밤에 집에서 혼자 일하면서 심심하면 괜히 한번 꺼내서 만져보고 닦으면서 좋다고 웃고는 다시 넣어두곤 했던 소중한 매빅에어가 순식간에 바다에 빠져버리다니.. 시체라도 건졌으면 A/S라도 받을텐데..
이렇게 안타까워하면서 아마존을 누비며 이것 저것 검색하던 중 발견한 드론 악세서리 하나가 나를 비웃으며 강하게 나의 뒤통수를 후려쳤다ㅠㅠ 아놔.. '아!! 저것만 달고 갔어도 이런 일은 생기지 않았을텐데..' 하면서 오늘 밤 또 이불킥을 할 것 같다. 가격도 생각보다 겁나 많이 착한데.. ㅠㅠ;
아마존에서 Water Leg, Waterproof landing gear 로 검색하면 나오는 것을..
누구든 이 글을 본다면 강이나 바다에서 드론을 날릴 때 꼭 저런 걸 장착하고 날리세요. 그리고 뱃놀이를 할 경우 코스 초반에 날리지 말고 육지에 도착하기 전 마지막에 날리세요. 왜냐면 비상시 육지로 착륙할 수 있게..!!
아직도 만감이 교차하며 '차라리 스파크를 날릴걸..' 하는 생각도 들고.. 이제는 이렇게 사진으로만 보면서 그 날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메모리얼 데이 연휴가 나의 메모리얼 데이가 돼 버렸다. 매 년 5월 25일 뉴포트비치에 가서 제사라도 지내야 하나 ㅠㅠ;;
이제는 이렇게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나의 Mavic Air..
아! 동영상도 있구나..
누가 Mavic Air가 시끄럽다고 했었나..
이제 그 소리 듣고 싶어도 못 듣는구나..
# DJI Mavic Air - Hovering is s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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