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형 아이폰 구입을 유도하기 위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느리게 만들었다.’
애플이 구형 아이폰을 일부러 느리게 만든다는 의혹은 이달 초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한 사용자가 먼저 제기했다. 사용하던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를 교체한 후 벤치마크 테스트를 했더니 눈에 띄게 성능이 개선됐다며 구형 기기에 대한 애플의 의도적인 성능 제한을 주장했다. 긱벤치의 존 풀 연구원은 몇 가지 아이폰에 다른 버전의 iOS를 설치해 테스트한 결과 애플이 일부 기기에서 일정 수준 이하로 배터리 효율이 저하됐을 때 성능을 제한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참고 링크 : 아이폰6s 느려짐 현상 원인은 '노후 배터리'
이 논란에 대해 애플이 20일(현지시각)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전반적인 성능, 장치 수명 연장을 위해 취한 조치라는 해명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경우 추울 때, 배터리 잔량이 부족할 때, 배터리가 노후됐을 때 제대로 성능을 내지 못해 예기치 못하게 장치가 셧다운되고 기기가 고장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아이폰6, 아이폰 6s, 아이폰SE 등에 보호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iOS 11.2를 설치한 아이폰7에도 적용했으며 앞으로 출시될 기기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형 아이폰을 팔기 위해 구형 아이폰을 느리게 만들었다는 의혹은 이번 설명으로 어느 정도 해명이 된 듯하지만 신비주의와 불친절한 설명의 애플의 태도 문제에 대한 일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되기 전 미리 알릴 수는 없었을까? 명확히 어떤 상황, 어느 수준에서 해당 기능이 작동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물론 배터리 수명은 사용 방법,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명확히 하기가 어려웠겠지만 조금 더 세세한 설명이 아쉽다.
이번 사건으로 한 가지 알게 된 것도 있다. 아이폰이 어느 순간 확연히 느려진 것이 느껴진다면 새로운 아이폰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 교체로 해결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