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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즉문즉설] 다혈질 아내, 받아내기 힘들어요.


질문자 “저는 결혼한 지 6년 되었고 다섯 살짜리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아내는 착하지만, 친정아버지를 닮아서 다혈질이고(청중 웃음) 저는 차분한 성격입니다. 또 아내는 결벽증 적으로 깔끔하고, 저는 좀 털털합니다. 주로 제가 아내에게 맞춘다고 생각하고 생활하는데 아내의 다혈질적인 성격을 받아넘기기 힘겹고 그 성격이 아이에게 전해질까 염려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청중 웃음)


법륜스님 “왜 듣는 저는 하나도 걱정이 안 될까요? (청중 웃음) 결혼 생활의 좋은 점이 있으면 이런 어려움은 감수해야 해요. 결혼해서 상대가 나한테 다 맞춰주고 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 그런 경우는 없어요.


# 다혈질에도 좋은 점이


한번 생각해 봅시다. 성격 급한 사람은 사기를 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아내는 적어도 나한테 사기는 못 친다’ 이런 장점이 있어요. (청중 웃음) 그런데 착한 사람은 달라요. 착하다는 말을 듣고 자란 사람은 자기감정이 상한다고 말을 일일이 다 하지 않고 가능하면 참습니다. 그러다 참다가 못 참으면 터져요. 그래서 평소에 아무 말이 없다가도 어느 날 회사 다녀와 보면 아내가 보따리 싸서 친정 가버리고 없어요. (청중 웃음)


그런데 성질이 급한 사람은 그걸 조금도 못 참아서 일일이 다 이야기하니까 좀 귀찮긴 하지만, 아내의 상태가 어떻다는 걸 내가 항상 알 수 있어요. 그래서 내가 대응할 여유가 있는데, 착한 사람은 내가 잘 대응이 안 돼요. 그래서 항상 ‘잘 있겠거니, 괜찮겠거니’ 생각하다가 어느 날 큰일이 벌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경험적으로 보면 ‘착한 사람이 무섭다. 조심해라’라고 합니다. (청중 웃음) 아내가 다혈질이라 좀 시끄럽긴 하지만 아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질문자가 대충 다 알 수 있지요?


“알고 있습니다.”(청중 웃음)


“그렇게 알 수 있으니까 질문자가 적절히 방비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니 다혈질인 게 꼭 나쁜 건 아니에요.


다혈질인 아내의 성질을 고치는 건 쉽지 않아요. 내 성질 고치기도 어려운데 하물며 남의 성질을 고치겠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아내가 자기 성질의 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고 고치겠다고 해도 어려워요. (청중 웃음) 아내가 ‘제가 앞으로 성질을 고치겠습니다’ 이렇게 말할 때, 훌륭한 남편은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그래, 이번에 고치나 안 고치나 두고 보자!’ 이러면 결혼 생활은 100퍼센트 실패해요.


‘여보, 그냥 생긴 대로 살아요.’ 이렇게 격려를 해줘야 해요. 아내도 고치려고 하는데도 안 고쳐지면 열등의식을 갖게 되니까요. ‘내 성질 하나도 내가 못 고치는구나’ 생각하면 자학이 됩니다. 그래서 성질은 그대로 받아들여야 해요. 사람이 다 좋을 수는 없잖아요. 다혈질인 사람은 상대가 알고 싶지 않아도 자기 상태를 막 알려주며 드러내니까 좋은 점이라고 생각하세요. (모두 웃음)


그리고 아이가 닮으면 어떡하느냐? 첫 번째, 닮는 건 당연한 거예요. (청중 웃음) 두 번째, 닮아도 괜찮아요. ‘닮는 게 나쁘다’ 이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내가 좀 싫다고 해서 ‘저거 닮으면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세상이 내 입맛에 다 맞는 게 아니거든요. ‘그래도 꽁한 것보다는 낫다.’ 이렇게 생각해요. 질문자는 어느 쪽을 선택할래요? 꽁해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여자가 나아요, 그래도 다 이렇게 드러내는 쪽이 나아요?”


“저도 그래서 아내의 성격을 받아들이고, 좋다고도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한테 억압을 많이 받았어요. 주변 사람들한테는 굉장히 잘하지만 자기와 친한 사람이나 가족한테는 다혈질적인 성격을 자주 보이는 성향입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자기 성격이라는 건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것이잖아요. 남한테는 조심하는데 친한 사람한테는 성질이 그냥 나오는 이유는 스스로 방심하기 때문에 그래요. 남편을 믿기 때문에 성질이 그대로 나오는 거예요. 질문자가 생각하기에 아내가 나한테도 다혈질이고 밖에 나가서도 다혈질인 게 나아요, 나한테는 다혈질이지만 밖에 나가서라도 좀 잘하는 게 나아요?”(청중 웃음)


“저한테 다혈질이고 밖에 나가서는 잘하는 게 나은데요, 밖에 나가서 잘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저한테 푸니까 그게 좀….”(청중 웃음)


“밖에 나가서 잘한다는 건 자기 성질을 참는다는 거예요.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뜻이잖아요. 그러면 아내는 그걸 누구한테 풀어야 할 거 아니에요? 그거 풀려고 결혼했잖아요. (청중 박장대소) 질문자가 그걸 풀어주니까 아내가 질문자를 남편이라고 모시고 사는 거죠.”


“제가 퇴근할 때쯤 되면 아내가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어서 살얼음판 같아요. 어디서 깨질지 모르겠습니다.”(청중 웃음)


“아니, 처음에는 그렇게 조심했더라도 결혼 생활한 지 6년이나 지났는데 지금은 알잖아요. ‘아내가 다혈질이고 밖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나한테 푼다.’ 이걸 질문자가 알아요, 몰라요?”


“지금은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으면 무슨 일이 생겨도 ‘시작이구나’ 하면 되잖아요. (청중 웃음) ‘또 시작이다. 어디까지 가나 보자. 아, 오늘은 또 이런 성질이 나오네.’ 이렇게 바라보세요.”


“5리를 가자면 10리를 가주라고 하신 스님 말씀대로 저는 ‘수처작주(?隨處作主)’를 제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은 5리를 가자면 10리를 가주고 싶은 마음이긴 한데, 제가 실제로 해보니까 4~5리는 가겠지만, 그 이상을 가기가 힘들어서요.”


# 아내를 연구한다는 마음으로


“질문자가 좀 쫀쫀하네요. (청중 박장대소) 이왕 하는 것 대범하게 해보세요. 참고 견디지 말고 아내의 성격을 연구한다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제가 연구를 좀 해보니까 아내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한테 억압을 많이 받은 것과 관련 있는 것 같아요. 아버지가 술을 많이 드시고 폭력적이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아버지를 엄청 싫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꽤 닮아서 그런 성격들이 많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네, 그런 현상을 우리 옛말로 ‘내리기’라고 해요. ‘아이고, 그 집 그게 내리기다’ 이렇게 말하잖아요. 그건 어쩔 수가 없어요. 그 정도는 감수하고 살래요,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그만둘래요?”(청중 웃음)


“솔직히 저는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러면 감수해야죠.”


“네, 계속 살 생각이긴 한데 제가 어떻게 하면 좀 덜 힘들 수 있을까요?”


“덜 힘들려면 아내의 성격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죠.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은 ‘그걸 재미있어하는’ 거예요. (청중 웃음) ‘아, 오늘은 안 나오나? 나올 때가 됐는데’, ‘야, 오늘은 신작이구나!’ 이렇게 항상 새로운 영화 보듯 해보세요. 이렇게 연구를 하면 훨씬 좋아지고 굉장히 재미있어져요.”(청중 웃음)


# 다시 힘들어지는 건 기대감 때문에. 생각을 바꾸기


“제가 그렇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생활해봤는데 한 2주 정도는 별문제 없이 안 싸우고 지나갔어요. 그래서 스님 말씀대로 ‘이제 좀 적응이 되나 보다’ 했는데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아내가 다시 터지니까 받아들이지를 못하겠어요.”


“그건 질문자가 기대해서 그래요. 매일 터져야 하는데 한 2주 안 터지니까 ‘이제 됐나 보다’ 한 거예요. 그걸 ‘기복(祈福)’이라고 해요. 복을 기다리니까 다시 터지죠. 아내의 성질이 안 터지는 날은 질문자가 오히려 재미없어해야 해요. (청중 웃음) ‘재수 없이 오늘은 왜 영화도 못 보지?’ 이렇게 생각하세요. 안 일어나기를 원하면 일어나면 재앙이지만, 일어나기를 원하는데 오히려 안 일어나면 재수 없는 게 되는 거예요. 안 일어나는 걸 재수 없다고 생각해야 해요. ‘오늘 영화 보러 왔다가 못 봤다.’ 이렇게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라는 말이에요. 그렇게 해서 내 아내의 그런 성질을 내가 능히 받아낼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해요. 그러면 아이 걱정은 안 해도 돼요. 아이는 질문자를 통해서 그걸 받아내는 힘을 키우기 때문에, 엄마 성격을 받으면서도 다시 또 자제력이 생깁니다.


아내의 아버지가 이런 성질이 있었다고 했죠? 당시에 아내의 어머니가 그걸 받아냈으면 아내한테 이런 아버지의 성격이 내림 되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못 받아냈기 때문에 자식인 아내에게 내림 돼서 이런 일이 생기는 거예요.”


“처가를 보면 아버님이 술 드시고 폭력적인 모습을 자주 보이시고, 아이들한테도 그런 언행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우리 집은저희 집은 아버지가 술을 많이 드시긴 했지만, 엄마하고는 싸워도 자식들한테는 폭력적이지는 않았어요. 그런 영향도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질문자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내는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자기 아내하고도 싸우고 자식한테도 행패를 피우는 속에서 자랐고 나는 아버지가 술은 마셨지만 자기 아내하고는 싸워도 자식한테는 행패를 안 피우는 속에서 자랐어요. 그러면 질문자는 여기서 발전적으로 진화해야겠죠. ‘아내의 그런 성질을 받아주면서, 아내하고도 안 싸우고 애하고도 안 싸운다’, 이렇게 발전적으로 가세요. 시간이 흘렀으니 진화를 해야죠.”


“네. 감사합니다.”(청중 박수)


질문자가 덜 힘들려면 아내의 성질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새로운 영화를 보듯이 아내의 행동을 연구하고 재미있게 받아들이면 훨씬 좋아집니다.


[출처] http://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8021795&memberNo=3401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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