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대명사 관포지교, 감당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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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포지교(管鮑之交)에 대한 내용 정리
가. 출전
史記(사기) 管晏列傳(관안열전)
나. 관포지교의 뜻
제(齊)나라 재상이었던 관중(管仲)과 포숙(鮑叔 ; 포숙아라고도 함)의 사귐이라는 뜻으로
서로 이해하고 믿고 정답게 지내는 깊은 우정을 나타내는 고사성어.
다. 사기(史記)에 나오는 스토리 정리
(1) 어린 시절
포숙의 집안은 명문가였으나 관중은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어려서부터 포숙은 관중의 범상치 않은 재능을 간파하고 있었으며, 관중은 포숙을 이해하고 불평 한마디 없이 사이좋게 지내고 있었다.
젊었을 때 관중은 건달로 지내며 자주 포숙을 속였다.
포숙은 자본을 대고 관중은 경영을 담당하여 동업하였으나, 관중이 이익금을 혼자 독차지하였다.
그런데도, 포숙은 관중의 집안이 가난한 탓이라고 너그럽게 이해했다.
함께 전쟁에 나아가서는 관중이 3번이나 도망을 하였는데도, 포숙은 그를 비겁자라 생각하지 않고 그에게는 늙으신 어머님이 계시기 때문이라고 그를 변명하였다.
(2) 경쟁(관중은 제나라의 첫 번째 왕자 ‘규’, 포숙은 두 번째 왕자 ‘소백’을 지지하게 됨)
두 사람은 벼슬길에 올라 관중은 공자(公子) 규(糾)를 섬기게 되고 포숙아는 규의 아우 소백(小白)을 섬기게 되었다.
그런데 얼마 안가서 두 공자는 왕위를 둘러싸고 격렬히 대립하게 되어 관중과 포숙아는 본의 아니게 적이 되었다
(3) 정치적 결과 (포숙의 승리, 하지만 재상은 관중이)
이 싸움에서 소백이 승리했다.
그는 제나라의 새 군주가 되어 환공(桓公)이라 일컫고, 형 규를 죽이고 그 측근이었던 관중도 죽이려 했다.
그때 포숙아가 환공에게 진언했다.
“관중의 재능은 신보다 몇 갑절 낫습니다.
제나라만 다스리는 것으로 만족하신다면 신(臣)으로도 충분합니다만
천하를 다스리고자 하신다면 관중을 기용하셔야 하옵니다.”
환공은 포숙아의 진언을 받아들여 관중을 대부(大夫)로 중용하고 정사(政事)를 맡겼다.
(4) 관중의 선정(善政)
재상(宰相)이 된 관중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마음껏 수완을 발휘해 환공으로 하여금 춘추(春秋)의 패자(覇者)로 군림하게 했다
(5) 관중의 의외의 처신
제 환공은 관중에게, 관중 다음 재상감으로 누가 좋은지를 물어 보았다.
당연히 관중 자신을 밀어 준 포숙을 추천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관중의 답은 의외였다.
“포숙은 정직하고 청렴결백하여 나라를 잘 다스릴 것입니다.
하지만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그 청렴결백과 정직이 때로는 장애가 되기도 합니다.
포숙은 너무 곧아서 모든 간신의 무리를 내치고 말 것입니다.
너무 깨끗한 물에는 고기가 살지 않는 법입니다.“
즉 사람들의 예측과 달리 관중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친구 포숙아를 재상으로 천거하지 않았다.
포숙아의 潔癖性(결벽성)과 原則主義(원칙주의)를 걱정했던 것이다.
(6) 관중의 회고
“내가 젊고 가난했을 때 포숙과 함께 장사를 하면서 언제나 그보다 더 많은 이득을 취했다. 그러나 포숙은 나에게 욕심쟁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가난한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또 몇 번씩 벼슬에 나갔으나 그때마다 쫓겨났다. 그래도 그는 나를 무능하다고 흉보지 않았다.
내게 아직 운(時運)이 안 왔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한 세번 전쟁에 나갔다가 세번 다 달아났지만, 나를 비겁하다고 하지 않았다.
내게 늙으신 어머니가 있음을 알기 때문이었다.
공자 규가 후계자 싸움에서 패하여 동료 소홀(召忽)은 싸움에서 죽고 나는 묶이는 치욕을 당했지만 그는 나를 염치없다고 비웃지 않았다.
내가 작은 일에 부끄러워하기보다 공명을 천하에 알리지 못함을 부끄러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진정으로 알아준 사람을 포숙아다(生我者父母 知我者鮑子也)”
2. 생각
‘사기’에서 드러난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우정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는 ‘관포지교’는 포숙의 관중에 대한 ‘일방적인 믿음과 사랑’에 다름 아니다.
포숙의 입장에서는 속이 상할만도 한데 끝까지 관중의 입장을 지지하고 이해했다.
사마천은 관중의 입을 통해 우정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려 한 것 같다.
‘나를 알아준 사람은 포숙아다’
알아준다는 것.
설령 내 처신이 부적절해 보여도 그런 내 처신의 근저(根底)에는 어떤 마음이 있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것. 그것이 친구라고 본 것이다.
너무도 흔하게 부르는 ‘친구’라는 말 속에는 그 사람에 대한 ‘이해’와 ‘알아챔’이 필요하다는 점을 준엄하게 지적하고 있다.
포숙아도 관중을 알아주었지만, 관중도 포숙아를 알아 준 것이다.
과연 나에게 ‘포숙아’ 같은 친구가 있는가?
내도 ‘관중’처럼 행동하는 친구를 이해할 수 있을까?
[출처] https://brunch.co.kr/@brunchflgu/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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