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쓰기”의 활동이 아마 이메일 인것 같다. 많은 이들이 경우에 따라 하루에도 수십개씩 짧고 긴 이메일을 작성해야 되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새는 국제화 시대이다 보니 한국에서 직장생활 하시는 분들도 영문으로 이메일을 작성해야 하는 경우도 아주 흔하다. 한국어로 편지쓰기도 익숙치 않은 마당에 영어로 이메일을 쓰자니 상당히 어려워 하시는 분들도 종종 보게 된다. 영문 이메일 잘쓰는 제일 좋은 방법은 두려움 없이 계속 많이 써보면서 부딪혀 보는 것이겠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감이 안오시는 분을 위해서 간단한 tip을 몇가지 정리했다.
처음 보내는 이메일이든지 답장 이메일이든지 간에 너무 어렵게 생각말고 우선 간단하게 아래와 같이 3단구조로 일단 틀을 잡으면 좋다. (우리가 어렸을때 부터 귀에 따갑게 듣던 서론-본론-결론의 삼단구조, 왠지 친숙하지 않은가?)
시작: 간단한 인사내지는 안부 묻기 또는 감사표시 - 같은 회사에서 매일 얼굴 맞대고 일하는 사이가 아닌다음에는 이메일 서두에 간단한 인사말을 두면 좋다. 예를 들어 “Dear Mary, how have you been? Hope you’re doing well under this freezing weather” 뭐 이런정도. 비지니스 관계이니 만큼 너무 시시콜콜히 그사람의 가정사나 사생활까지 묻는 건 바람직 하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살짝 안부를 묻되 약간의 인간미가 묻어나면 좋다. 인사도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면 너무 딱딱한 느낌이나기 때문이다. (물론 매일 보는 사람끼리는 이름만 부르고 보통 그냥 바로 용건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메일 서두로서 무난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감사 표시이다. 예를 들어 “Dear John, thanks for visiting our office last week. I really enjoyed our conversation.” 또는 “John, thanks for your quick reply. I appreciate your candid feedback” 뭐 이런 정도. 상대방에 대한 감사표시는 이어질 본론 내용이 어떤 것이건 간에 - 심지어 본론에서 상대와 이를 갈고 싸울 것이라도 - 일단 시작을 positive ground로 만든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본론 - 간단한 인사/감사의 메시지를 마치고 나서는 본 용건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주의 할 점은 너무 길고 장황하게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구인들은 대체적으로 직접적 표현을 좋아하기 때문에 빙빙 돌려서 말하지 말고 짧고 명료하고 직접적인 용건 설명이 좋다. 다들 바쁘고 처리해야할 이메일도 많은데 한개의 이메일이 엄청난 스크롤 압박으로 다가오면 그 효과가 확연이 떨어지게 된다. 메시지가 길면 보통 처음 몇줄 제대로 읽다가 점점 대충대충 눈대중으로 흘려서 보다가 다음 이메일로 넘어가기 십상이다. 그리고 특히 요새는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보는 사람이 많아져서 스크린도 작은데 이메일이 유난히 길면 ‘나중에 집에가서 PC로 읽어 보지 뭐’ 이런 생각을 하고 넘어가게 된다. 내용이 좀 복잡하고 길어질 수 밖에 없을 경우에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bullet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다. Bullet을 이용하면 아무래도 좀 정리된 느낌이 들기때문에 긴 paragraph를 장황한 문장으로 전개하는 것보다 읽는 사람이 편한 면이 있다.
마무리 - 이메일의 마무리단에는 향후 필요한 follow-up 이나 action item 에 대한 제시를 해주면 좋다. 예를 들어 “I hope you find our proposal acceptable, and please let me know if you have any questions” 라든가 “It’d be great if we could schedule a conference call next week to discuss this issue” 등등. 어차피 많은 경우에 이메일이란게 일을 다음 단계로 진척시키기 위한 수단이므로, 다음단계에 대한 방향을 확실하게 제시해주면 읽는 사람이 그대로 따라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냥 본론에서 이슈만 쭉 나열하고 마칠경우 자칫 읽는 사람이 ‘그래서 날더러 어쩌라구?’와 같은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래의 이메일은 위의 내용을 토대로 내가 가상으로 작성한 것이다. 영어가 모국어도 아닌 사람이 쓴 것이니 모범 메일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10여년간 거의 매일 영문 이메일을 끼고 살아온 사람이 작성한 것이니 하나의 참고는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영문 이메일에서 기타 주의 할 점들을 생각나는 대로 정리했으니 이것도 참조하시라.
- 비지니스 이메일에서 gmail 같은 것 쓰지 말것. 신뢰의 문제. 배기홍 님의 블로그를 참조.
- 회사 이메일 id는 성과 이름의 적절한 조합으로 할것. 창조적인 id 갖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나 그건 personal email계정에만 쓰시라. 창조성 많은 스티브잡스도 sjobs@apple.com 이였음. 이것도 배기홍 님의 블로그를 참조.
- 이메일 서두에 우리나라 고전 편지에서나 봄직한 날씨에 관한 장황한 문장을 영어로 번역하는 경우 - 예를 들어 “어느덧 추적추적 내리던 겨울비도 멈추고 꽃내음 자욱한 봄바람이 부는 3월에 댁내 두루 평안하시며…” 와 같은 표현들. 노노.
- 보내달라고 요구하지 않은 자료를 마구 attach해서 보내지 말 것. 50여장 짜리 PDF 파일 5개 보내봐야 받는 사람이 그걸 다 읽어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리고 이런 무분별한 attachment는 inbox 용량초과, download speed 등 받는 사람쪽에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아서 자칫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수도 있다.
- 상대방의 행동을 요구할때는 예의 바르게: 예를 들어 상대방의 답신을 요구하는 경우 “Send me your response by next Thursday” 라고 하기 보다는 “I’d appreciate it if you could send me your response by next Thursday” 가 좀 더 공손함. “Please meet me when I visit your town next time” 이라고 하기 보다는 “Let’s get together for a drink next time I’m in your town” 이라고 하는게 좀 더 부드러움.
- 내가 해줄 수 있는 offer를 최대한 제공: 상대방에게 이것 저것 하라고 촉구하기 보다는 내가 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을 작은 것이라도 제공해 주면 전체 이메일이 좀 부드러워 짐. 예를들어 “Please feel free to email me anytime if you have any questions about our products” 라든가 “If you want to discuss it further, I’ll be more than happy to set up a time on our calendar” 라든가 “I can send our representative to your site to resolve this issue if that’s okay with you” 등등 내가 해줄수 있는 것을 말해주는 방법으로 행동 촉구에 대한 완곡한 표현이 형성됨.
- 이메일로는 유머나 농담이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 정말 친한 사이 아니고서는 이메일에서 농담은 자제하는 것이 낫다. 이모티콘도 추천 안함.
- 본의 아니게 상대방을 accuse하는 듯한 문구 조심: 상대방과 이메일로 싸울 의사가 없는 다음에는 상대방을 accuse하는 듯한 표현은 삼가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상대방으로 부터 이메일 답장이 없었을 경우 “You have not responded to my last email” 이라고 하면 전투태세(?) 돌입 일보 직전처럼 들린다. 그보다는 “Since I have not heard back from you, I thought I’d send you a quick reminder” 이 훨씬 부드럽고 긍정적이다.
- 문법, 철자: 영어가 모국어인 친구들도 맨날 It’s 와 Its를 구별 못하는 사람 많고 than과 then을 섞어쓰는 건 이제 친숙하기 까지 하다. 이메일에서 문법이 제일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본인의 능력 내에서 최대한 맞춰 주는게 옳다고 본다. 예를들어 “Let’s discuss about that problem”은 어색한 말이고 “Let’s discuss that problem”이 맞는 말이다. “Please contact to me”는 틀린 어법이고 “Please contact me”가 맞는 어법이다. 사실 조금만 신경쓰면 할 수 있는 것들이다.
- 이메일 signature: 간단하게 본인의 이름, 직위, 회사 이름, 연락처 정도면 족하다. 시그너춰 안쓰는 사람도 아주 많다. 종종 현란한 시그너춰 - 이미지 파일, 자신이 좋아하는 인용문구, 회사구호, 등등 - 보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시그너춰보다는 이메일 본문이 돋보이게 만드는 게 낫다.
이밖에도 여러가지가 있을텐데 좋은 의견 있으시면 댓글로 올려주세요!
[출처] http://liveandventure.com/2012/02/12/%EC%98%81%EB%AC%B8-%EC%9D%B4%EB%A9%94%EC%9D%BC-%EC%89%BD%EA%B2%8C-%EC%93%B0%EB%8A%94%EB%B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