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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2 12:03
iOS8으로 본 애플 스마트폰 전략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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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애플 아이폰이 최고였다. 디자인, 사양, 앱스토어 생태계 그 어느 것 하나도 경쟁 스마트폰이 흉내내기 조차 버거워했다.
스마트폰의 두께 경쟁이 치열했을 무렵, 아이폰은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얇고 아름다운 스마트폰이었다. 카메라 성능을 비교할 때도 기준은 언제나 아이폰이다. 심지어 지금조차 애플의 아이폰 전략은 모든 스마트폰 경쟁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다.
그러나 2007년 6월 아이폰이 첫 출시된 이래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아이폰이 모든 면에서 최고라고 단언하기는 객관적으로 어려워졌다.
아이폰보다 더 얇고 가벼울 뿐 아니라 뛰어난 성능을 가진 스마트폰을 찾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삼성전자는 뛰어난 성능의 펜을 장착했고, LG전자는 육안으로 실제와 구별이 어려울 정도의 최고의 화질을 구현했으며, 소니는 물과 먼지로부터 안전한 방수 방진에 초점을 맞췄다. 심지어 샤오미와 같은 중국업체들은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가격으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들을 모두 아우르는 안드로이드 마켓 역시 애플 앱스토어에 버금갈 정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아이폰이 여전히 세계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iOS다. 세상에서 가장 진보한 모바일 운영체제 iOS는 지금까지 8번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더욱 다듬어졌다.
이 같은 관점에서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제품 가치와 철학은 iOS에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OS8의 변화 양상을 통해 애플이 추구하는 스마트폰 전략이 무엇인지를 분석했다.
iOS7은 iOS8의 전초 작업
iOS 역사상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여준 버전은 iOS7이다. 일단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새롭게 디자인됐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 받아들이는 변화도 가장 크게 느껴졌다. 그러나 실제로 iOS7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알록달록해진 디자인이 아니라 아이폰을 더욱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재구성 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X)다.
예를 들어 iOS가 하나의 초고층 건물이라고 하자. 애플은 iOS7에서 노후화 된 건물의 내, 외장재를 전부 뜯어고쳤다. 그 뿐만이 아니다. 건물에 방문한 사람들이 좀 더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엘레베이터를 추가하고 동선을 정리하는 등 구조적인 변화도 함께 이뤄졌다. 단지 그것이 화려한 치장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이 같은 변화는 하드웨어의 기술 발전과 관련이 깊다. 사실 아이폰이 하드웨어적으로 쓸만해진 시점은 아이폰3GS 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설계된 iOS에서는 애플이 원했던 사용자 인터페이스(UX)를 아이폰에서 온전히 구현할 수 없었고, iOS7이 나온 시점에서야 그것이 가능해질 정도의 사양이 됐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또 한가지, 애플이 iOS7에서 내부 구조를 재 정리한 이유는 iOS8에 대한 기초공사이기도 하다. 애플은 iOS8에서 무려 4천개의 API를 추가로 개방했다. 이를 통해 앱스토어 개발자들은 iOS 중심부에 한층 더 다가갈수 있게 됐다. 특히 위젯이나 키보드와 같은 확장 기능은 그동안 안드로이드폰에서는 되는데 아이폰에서는 되지 않았던 대표적인 기능 중 하나다.
개방과 보안
지금까지 앱스토어 개발자들은 애플이 허락한 iOS 건물 저층부에서만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iOS8부터는 API를 대거 개방하면서 좀 더 높은 층으로 접근이 가능해졌다. 그렇다면 해당 건물의 책임을 지고 있는 애플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보안이다.
그간 iOS에서 애플의 보안 정책은 삼엄하기 그지 없었다. 애당초 iOS 핵심 시스템 자원에는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며 각각의 앱이 보호된 영역에서만 실행되도록 했다. 이러한 보안 기술을 ‘샌드박스’라고 하는데, iOS가 제한된 확장성과 멀티태스킹을 지원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가령, 안드로이드에서는 백신 앱이 필수지만 iOS에서는 그렇지 않다. 샌드박스 환경에서는 애당초 바이러스가 침투할 여지도 별로 없고 백신 앱 자체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애플은 샌드박스 수준의 보안을 담보하면서도, 좀 더 유연한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iOS8이다. 각각의 앱이 여전히 샌드박스 내에서 실행되면서도 서로 연계가 가능하도록 하는 전담 콤포넌트를 세우는 형태로 이를 해결했다.
이 역시 건물로 비유하면, 앱은 각각의 사무실이며 과거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문은 잠겨있다. 대신 사무실 간의 연락을 전담하는 사람이 철저히 사용자의 허가를 받아 다른 사무실과 왕래하면서 정보를 전달하는 형태로 이해하면 된다.
철저한 1인 1아이디 정책
보안을 철저히 한다는 이유로 건물에서 일하는 사람들까지 지내기 불편하다면 그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스마트폰도 똑같다. 스마트폰 보안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사용하는데 있어 불편을 야기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간편하면서도 확실한 인증 수단이 필요하다. 예컨데 신분증 같은 것 말이다.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건물 출입이 가능한 신분증을 훔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권한이 높은 신분증 하나면 모든 것이 일사천리다. 보안이 삼엄한 iOS 건물에서는 애플 아이디가 이러한 신분증 역할을 한다.
특히 iOS8에서는 애플 아이디에 부여된 권한이 더욱 커졌다. 우선 애플 아이디를 통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 기능이 많아졌다. 과거보다 좀 더 세밀하게 조정하고 다양한 조건을 달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IOS8을 설치하면 그동안 잘 사용하던 앱을 실행시켰을때 몇 가지 항목을 추가로 설정해야 한다. 아이폰을 처음 사용하면 가장 먼저 해야하는 일은 애플 아이디를 만드는 것이다. 애플 아이디가 없으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해야 하는 IOS8 새 기능 중 하나가 바로 ‘가족 공유’다. 과거에는 애플 아이디를 가족끼리 공유해서 쓰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미 구매한 앱이나 결제 정보를 공유해 돈을 아끼기 위해서다. 그러나 애플은 철저히 1인 1아이디를 권장하고 있다. 한번 결제한 앱은 가족 구성원이 무료로 쓸 수 있게 해주고, 결제 정보도 공유하도록 하는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은 이유도 각각의 가족 구성원이 모두 애플 아이디를 만들라는 일종의 메시지로 해석된다.
가족 간에도 애플 아이디를 공유하지 말고 1인 1아이디를 권장하는 이유는 요즘 스마트폰이 너무나 많은 개인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단순히 통화나 메시지 내역 뿐만 아니라 사진, 동영상, 위치, 의료정보 등이 포함된다. 최근 팀쿡 애플 CEO는 “보안을 유지하고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것이 모든 것은 근본”이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IOS, 이제 애플이 아닌 개발자가 진화시킨다
스마트폰을 구성하는 3대 요소를 꼽는다면 그것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다. 이는 애플이 최초로 제시한 개념으로 이제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초창기 iOS는 아이폰과 터치스크린이라는 새로운 하드웨어를 어떻게 작동시켜야 하는지, 모바일기기에 최적화 된 운영체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이후 안드로이드가 등장한 이후 애플 특유의 소프트웨어 개발력으로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며 경쟁자들을 따돌려왔다.
마지막 남은 것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다.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권한과 자유를 부여함으로써 iOS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는 일만 남은 것이다. 이제 개발자들은 iOS8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iOS8은 소비자 보다는 오히려 개발자들을 겨냥해 내놓은 운영체제다. 새로운 그래픽 라이브러리 ‘메탈’이나, iOS8과 함께 발표된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 등도 개발자들에게는 커다란 선물이다.
물론 iOS8에서 보여준 애플의 개방 정책은 안드로이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제한적이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애플의 이러한 신중한 태도는 확장성을 추구하면서도 결코 보안 문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개발자들에게 더 큰 자유를 주되, 애플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진다. 애플이 미련해 보일 정도로 신중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개발 원칙 때문이다. iOS와 안드로이드의 경쟁은 이제 더욱 볼만해졌다.
[출처] http://www.cnet.co.kr/view/11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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