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강남 좌파'의 생각
[기고] "강남서초는 언제나 새누리당 지지인가요?"
스스로를 강남좌파라고 생각하는 독자 한 명이 기고 글을 보내왔다. 강남 사는 사람, 중산층, 학벌이 좀 괜찮은 사람,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세월호 참사와 한국의 처참한 현실에 대한 자신의 진솔하고 솔직한 생각을 보내왔다. 소위 강남 서초 사람들에게 보내는 글의 형식이지만 그들에게만 해당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일독을 권한다. <편집자>
대한민국 중산층의 심장부라는 서초구 주민으로서 묻습니다. 강남 서초에 사시는 책 좀 읽은 분들, 이 상황에서도 새누리당 찍으실 작정입니까?
저는 서초구에 살고 있는 한 아이의 아빠입니다. 소위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서울대를 졸업했고 꽤 큰 기업의 임원입니다. 그럼 자동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자네요. 그런가요? 서울대 나와 서초구 살고 회사 임원이면, 자동적으로 새누리 지지자가 연상되나요?
묻습니다. 세상 어느 나라에 환경을 의도적으로 파괴하여 돈을 벌려고 하는 의도가 분명한 쓰레기 같은 인간이 대통령이 되는 나라가 있습니까? 세상 어느 나라에 자기가 하는 얘기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멍청한 이가 대통령이 되는 나라가 있습니까?
박근혜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한다는 공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르고 그 공약을 읽었습니다. 문재인과의 토론회에서 보였던 장면은 이 사람의 본질을 너무나 잘 보여줍니다. 20만원 지급의 현실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나니까 한다는 거 아닙니까?” 이런 대응을 합니다. 이게 이성을 갖춘 사람의 언사입니까?
아마 김기춘 류의 유신 잔당들이 실세고 박근혜는 얼굴마담에 불과하겠지요. 80년대 대학교 다니면서 집회도 좀 참여해 보고 사회과학 서적도 읽으셨고, 박노해 시도 한 번쯤 읽어보시고, ‘좋은’ 직업 얻으시고 우아하게 살아가시는 강남 서초 주민 여러분, 쪽팔리지 않습니까?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것이?
이 상황에서도 박근혜는 자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진짜 머리가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아들이 고3이라 저도 수능에 관심이 많은데, 국어 영역 읽어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박근혜가 이걸 풀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 사람 수능 국어 영역 시험 보게 해야 합니다. 아마 100점 만점에 27점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5지 선다형 시험이니 20점은 찍어도 나옵니다).
대치동 아이들이 희생당했어야 생각이 바뀌실 겁니까? 미칠 것 같지 않으십니까? 여러분도 눈물 흘리지 않으셨나요? ‘강남 서초 살면 새누리당 지지자’라는 등식 아직도 유효합니까?
정몽준 아들이 한 말을 보십시오. 정말 개만도 못한 놈입니다. 정몽준 아들이 한 말을 보시고도 생각이 바꾸지 않으시는가요? “아들과 아버지는 독립적인 개체이다.”라고 말하시며 ‘쿨’하게 대처하실 예정인가요?
이러한 판국에 극우 세력은 정말로 보기 드문 꼴을 연출합니다. 지만원, 정미홍, 변희재… 이 사람들은 인간성이 쓰레기일 뿐 아니라 머리도 나쁩니다. 제가 극우라면 입 닫고 조용히 여행이나 다니겠습니다. 입 벌리면 무조건 마이너스라는 것을 모르네요.
분노한 아이들의 집회 참여를 “6만원 일당을 받고 동원 당했다.”고 하는 정미홍. 하루가 못 가 꼬리 내릴 거면서 흥분해서 자기 자신을 매장시켰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저번 대선 때 이 사람이 누구 찍었을 것 같습니까? 여러분, 이런 사람들과 같은 사람이 되려 하십니까?
여러분은 히틀러의 유태인 학살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태인만 600만 명을 죽였습니다. 집시와 폴란드, 소련 민간인들까지 합치면 민간인만 1,100만 명을 죽였다고 합니다. 관동 대지진 이후 일본 군국주의 세력과 극우 세력들의 조선인 학살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6천 명 넘게 학살했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일본에 산다면 아베 총리를 지지합니다. 북한에 산다면 김정은 지지 세력이 됩니다. 남한에 산다면 현재의 질서를 지지하는 사람이 됩니다.
여러분, 현재의 질서를 지지하시겠습니까? 압구정동, 반포동, 대치동 아이들도 죽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경기도의 소도시 아이들의 목숨 값은 강남 서초 아이들만 못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명박근혜
저는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며 살았습니다. 정치판이라는 게 정말 한심해 보이는데, 제가 무얼 해서 변화가 될까 하는 회의 속에 살았습니다.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고 영화도 보고 개그콘서트도 보고 1박2일도 보고 그러면서 분을 삭이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은 참기 힘드네요. 저도 이제 무언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구구절절하게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1. 박근혜는 물러나야 합니다. 2. 한국 사회는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3. 근본적 변화는 언제나 어려운 것이지만, 지금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6년간 일어난 일들을 해결하다 보면 결국 근본적 변화가 달성되기 때문입니다.
먼저 4대강 사업을 제대로 파헤친다면 우리는 이명박이 무엇을 한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명박과 재벌의 야합, 그리고 더러운 돈의 흐름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4대강 사업에 들어간 비용 30조원과 원상 복구 비용 10조원(추정)을 그들의 호주머니에서 빼앗아야 합니다.
국정원 등의 대통령 선거 부정행위를 제대로 파헤친다면 우리는 새누리당이 내란음모 조직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혹은 더 나아가 내란의 주체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총을 들어야만 내란이 아닙니다. 원래는 문재인이 수장이 되어야 할 국가권력을 그들은 사기와 협잡으로 빼앗은 것입니다. 이게 내란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참고로 저는 노무현이나 문재인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아마추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사립학교법이나 종부세 이슈를 다루는 모습을 보면 회사 하면 딱 말아먹을 아마추어라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마추어 노무현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립학교법 반대를 위해 국정을 마비시킨 박근혜가 더 나쁜 것 아닙니까? 영남대, 이거 장물입니다. ‘경주 최부자’가 설립한 거 박정희가 뺐었고, 그걸 박근혜가 물려받은 것입니다. 강도 딸이 대통령입니다. 여러분 창피하지 않습니까?)
여러분이 역사 공부를 조금만 하셨다면 박정희는 만주 군관학교 출신이고 만주국(일제가 중국 일부를 무력 점령하고 세운 괴뢰국가) 장교로서 독립군 ‘토벌’에 참여한 사람입니다. 해방이 되고 나서는 남로당 조직에 들어갔다가(‘좌익’으로 변신), 체포당하자 남로당 명단을 다 불고 혼자 살아남아 다시 극우로 변신한 사람입니다. 비열한 양아치의 전형이지요.
20대 여대생들과 밤마다 무슨 짓을 했는지 알 사람은 다 짐작할 수 있지요. 공감이란 말이 있습니다. 감정이입이란 말이 있습니다. 우리들의 딸을 강제로 범했던 사람입니다. 죽는 날까지 여대생과 유명 가수를 옆에 앉히고 유흥을 즐긴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을 ‘반신반인’이라고 칭송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근혜를 ‘반신반인’의 딸이니 고귀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사람들과 동일한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습니까?
우리는 열심히 살았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우리는 이재용이나 최태원이 아닙니다. 자수성가했습니다. 우리는 의사이고 변호사이고 회사의 간부입니다. 우리는 책을 읽었습니다. 우리는 “투표는 무조건 1번을 찍는 행위이다.”라고 배운 적이 없습니다.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의 차이를 압니다. 민주주의를 주장한 사람과 철인독재를 주장한 사람의 차이를 압니다. 우리는 ‘로마인 이야기’를 읽기도 했고, ‘이기적 유전자’를 읽기도 했습니다.
그런 우리가 거의 치매 상태와 유사한 정당을 지지해야 하나요? 수지(미스 에이) 사진을 강간하는 퍼포먼스를 하는 애들과 같은 정당을 지지해야 하나요? 친일파임을 공공연히 밝히는 김무성 같은 친구를 지지해야 하나요?
부산 해운대구 주민 여러분, 송정 해수욕장에서 몇 킬로미터 떨어지지 않은 곳에 원자력발전소가 있습니다. 그거 문제 생기면 여러분 다 죽거나 장애인 됩니다. 그 원전 관리를 세월호 사건을 참사로 만들었던 그 세력이 하고 있습니다. 해운대구 주민 여러분, 의사, 치과의사, 변호사 여러분. 호소합니다. 언제까지 이 세력을 지지하는 ‘자동거수기’가 되실 겁니까?
국가와 사회를 개조해야 합니다. 누구나 인정합니다. 심지어 박근혜도, 조선일보도 그걸 인정합니다. 근데 문제는 고양이한테 생선을 ‘care’하게 맡기자는 것이 박근혜와 조선일보의 주장이라는 겁니다. 그러시겠습니까?
아이들을 사랑하십니까? 아이를 사랑하는 것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내 아이만 지나치게 사랑한 경우와 보편적으로 사랑하는 경우. 여러분은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입니까? 아니면 보편적 인류애를 실현하실 것입니까?
저도 한심한 인간이었습니다. 지금도 한심한 인간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머리 하나는 정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변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호소합니다. 우리 자신과 우리 아이들을 위해 실천합시다. 모든 이가 같이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일도 있습니다. 가장 쉬운 것은 강남 서초 주민도 기호 1번 자동 거수기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작은 일에 동참해 주시고, 또 더 나아가 무언가를 함께 하실 수 있다면,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사회에 한 발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http://www.redian.org/archive/7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