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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19 22:00
재미있는 우리말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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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우리말 어원
세계의 언어학자들은 우리말과 우리글을 세계 최고라 칭찬하는데, 우리말 한글은 1997년 10월에 세계의 숱한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우리 말글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부족한 편인데요. 실제로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말의 근원을 알면 그 말의 뜻을 이해하고 사용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또한 어원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있는데, 어원에는 그 나라의 역사와 고유한 문화가 말 속에 배어 있어서 말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오늘은 우리말 어원에 대해서 몇가지를 소개해 드릴까 해요.ㅎㅎ
<시치미 떼다>
자기가 하고도 하지 아니한 체하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체하는 것을 시치미 뗀다고 합니다. 시치미란 원래 매의 주인을 밝히기 위하여 주소를 적어 매의 꽁지 속에다 매어 둔 네모꼴의 뿔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옛날 고려 시대에는 길들인 매를 이용하여 짐승들을 사냥하는 매사냥이 유행했는데, 매를 구하여 사냥매로 길들이는 일은 무척 힘들어 가끔 이 사냥매를 누군가 훔쳐가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매 주인은 자기 매를 훔쳐 가지 못하게 이름표를 달았는데, 이 이름표가 바로 ‘시치미’입니다. 하지만, 시치미를 붙인 뒤에도 도둑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매를 훔친 뒤에 시치미를 떼어 버리면 누구의 매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시치미 떼다’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감쪽같다>
꾸민 일이나 고친 물건이 조금도 흠집이 없는 경우 ‘감쪽같다’는 말을 씁니다. 이 말은 원래 곶감의 쪽을 먹는 것과 같이 날쌔게 한다는 데서 유래된 말입니다. 곶감의 쪽은 달고 맛이 있기 때문에 누가 와서 빼앗아 먹거나 나누어 달라고 할까 봐 빨리 먹을 뿐만 아니라 말끔히 흔적도 없이 다 먹어 치웁니다. 이런 뜻이 번져서 현대의 뜻처럼 일을 빨리 하거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처리할 때 감쪽같다는 말이 쓰이게 된 것입니다.
<갈매기살>
고깃집에 가면 여러 부위의 고기 말고도 ‘갈매기살’이라는 고기가 있습니다. 이 갈매기살은 바다에 날아다니는 ‘갈매기’의 고기가 아닙니다. 이것은 돼지 내장의 한 부위, 즉 ‘횡격막(橫膈膜)’에 붙어 있는 고기입니다. ‘횡격막’은 포유류의 배와 가슴 사이에 있는 근육성의 막인데 수축과 이완을 거듭하면서 폐의 호흡 운동을 돕습니다.
이 ‘횡격막’을 우리말로는 ‘가로막’이라고 합니다. 뱃속을 가로로 막고 있는 막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가로막’에 붙어 있는 살을 ‘가로막살’ 또는 ‘안창고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고기를 ‘가로막살’이라고 하지 않고 이상하게도 ‘갈매기살’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갈매기살’이라는 명칭은 ‘가로막살’이라는 본래의 명칭에서 변형되어 나온 것입니다.
먼저, ‘가로막살’이 ‘가로마기살’로 변했습니다. 다음으로 ‘가로마기살’이 ‘가로매기살’로 변했고, 이어서 ‘가로매기살’이 ‘갈매기살’로 변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것은, 단지 ‘가로매기’가 ‘갈매기’와 비슷한 음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로매기’의 어원을 잘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것과 음이 비슷한 ‘갈매기’를 연상하여 그것과 연계해서 엉뚱하게 만들어낸 단어가 ‘갈매기살’인 것입니다.
<어처구니없다>
‘어처구니없다’라는 말은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듯하다’라는 뜻으로 쓰이며 비슷한 말로는 ‘어이없다’가 있습니다. 어처구니는 ‘상상 밖의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을 말하는데 주로 ‘없다’라는 말과 같이 쓰입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다’라는 말의 어원으로는 여러 가지 속설이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맷돌의 손잡이의 이름인 어처구니에서 나왔다는 설과, 궁궐 전각(殿閣)의 기와지붕 위에 장식하는 동물형상의 이름인 어처구니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습니다.
옛날에 가정에서 곡식을 갈 때 맷돌을 사용하였는데 이 맷돌을 손으로 돌릴 때 사용하는 나무 손잡이의 명칭이 바로 어처구니라고 합니다. 이 어처구니가 없으면 맷돌을 돌릴 수 없으므로 난감한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어처구니 없다’라는 말은 ‘일이 너무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는 듯하다’라는 뜻으로 쓰였다는 것입니다.
또 경복궁과 창덕궁 등 궁궐 전각의 추녀마루 끝에 익살스럽게 생긴 동물형상을 잡상(雜像), 또는 어처구니라고 부릅니다. 이 어처구니는 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등 서유기의 주인공으로 형상화돼 있는데 귀신을 쫓고 궁궐의 위엄을 표시하기 위해 궁궐지붕에 올리는 작은 조각입니다. 어처구니의 설치는 궁전건물과 궁궐과 관련이 있는 건물에 한정됩니다. 어처구니는 당(唐) 태종이 밤마다 꿈에 나타나는 귀신을 쫓기 위해 병사 모양의 조각물을 지붕 위에 올린 데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은 기와장이들이 궁궐을 지을 때 어처구니를 깜박 잊고 올리지 않은데서 비롯됐다는 것입니다.
'어처구니'는 궁궐 지붕에만 세우는 것이라 서민들의 지붕을 올리는 데 익숙한 기와장이들이 잘 잊고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경우 기와장이들을 쳐다보며 '어처구니가 없다'고 표현했다고 합니다.
<골탕먹다>
이 말은 ‘크게 곤란을 당하거나 손해를 입다’는 뜻입니다. 골탕이란 원래 소의 머릿골과 등골을 맑은 장국에 넣어 끓여 익힌 맛있는 국물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골탕을 먹는 것은 맛있는 고기 국물을 먹는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속이 물크러져 상하다’라는 뜻의 ‘곯다’라는 말이 골탕과 음운이 비슷함에 따라 골탕이라는 말에 ‘곯다’라는 의미가 살아나고, 또 ‘먹다’라는 말에 ‘입다’, ‘당하다’의 의미가 살아나서 ‘골탕먹다’가 ‘겉으로는 멀쩡하나 속으로 남모르는 큰 손해를 입게 되어 곤란을 겪는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출처] http://ecustoms.tistory.com/1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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