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도 시작하지 않은 열다섯 서운이는 하루 종일 수 십 명에게 강간을 당했다.
숫자를 세는 것도 포기했다.
바지를 반 쯤 내리고 줄을 선 아저씨들은 차례를 기다렸고,
서운이가 울면서 반항을 하면 가느다란 팔뚝에 아편 주사를 찔렀다.
아편 중독자가 되었다.
그러는 동안 함께 간 친구 둘이 죽었다.
죽은 개를 갖다버리듯 소녀들은 버려졌다.
서운이는 스스로 죽고 싶어서 말라리아 약 40알을 구해 먹었다.
온 몸의 구멍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질긴 목숨은 또 다시 깨어났다.
"그 말을 어디다 다 할꼬.."
놋그릇을 바치라는 일본 순사들에게
"날 죽이고 가져가라"
욕을 했던 아버지는 주재소에 끌려갔고,
서운이가 일본 공장에 가서 2년 간 일을 하면
아버지를 풀어준다는 말에 속은 서운이는 일본가는 배를 탔다.
하지만, 일본도 아니었고 공장도 아니었다.
하인들을 거느리고 살던 부잣집 아씨 서운이는
자카르타 스마랑에 끌려가 셀 수 없는 일본군에게 몸을 빼앗겼고,
아버지는 주재소에서 죽어 나왔다.
“목숨만 부지하자. 내 몸은 빼앗겨도 내 마음만은 못 빼앗아 간다.”
고향으로 돌아 온 서운이는 고아가 되었고,
부모도 하인도 다 떠난 빈 집에서 아편중독에서 벗어나고자 혹독한 시간을 견뎌야 했다.
열다섯 서운이의 이야기.
- mimi's diary 45.
1992년 1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가 22년을 맞이했습니다.
소녀이야기 (10분 55초)를 보면서 정서운(1924-2004) 할머니를 추모합시다.
그리고 살아있는 그녀들을 우리가 지켜줍시다.
한국어 자막 [원본] http://youtu.be/icIPKHicduw |
영어 자막 [원본] http://youtu.be/zYjXIye73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