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자랄수록 예전 사진을 보면서 지금과 비교하면 여러 감정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조그만게 꼼지락 꼼지락 뭔가 해내는 것을 보면 신기하고 대견하고 고맙다.
모든 것이 다 때가 있다는 말이 떠오르면서 부족했던 부분은 아쉽고 미안하기도 하다.
특히 순간 순간 바쁘다는 이유로 해주지 못했던 것들을 이미 돌이킬 수 없을만큼 시간이 지나버린 후에 깨닫고 그게 후회로 밀려온다.
4살 때는 길에서 솔방울 줍고 좋아하던 아이가 7살이 돼서는 솔방울을 봐도 별 감흥이 없이 그냥 지나쳤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짠하다.
그 때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매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하느라 정신 없어서 그랬지만.. 뭐..
가끔 그 당시 딸 아이의 모습이 눈 앞에 선하다.
오늘 아침에는 비가 왔다.
등교길에 달팽이를 보고 좋아하는 딸 아이를 보니 내 머릿속에 4살 때 그 모습이 떠올랐다.
고작 30개월 된 딸 아이가 솔방울 주워 와서 아빠한테 자랑하는데 그 때 걸음을 재촉할 게 아니라 5분 만이라도 애랑 같이 놀아줄 걸.. 그런 아쉬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 오늘 출근 좀 늦으면 어떠냐~ 달팽이 구경 좀 하고 가자.
그렇게 나는 오늘 평소보다 10분 늦게 출근했다 ㅠㅠ;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마.. 그 때도 그랬을텐데..
# 머리위에 V자로 달팽이 흉내내는 중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