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뜨겁게 달군 미래기술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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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전세계의 이목이 대한민국 서울의 바둑판에 쏠렸다. 구글이 인수한 영국 인공지능 기술 기업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 Go)와 세계 최정상급 프로 기사인 이세돌 9단의 빅 매치가 열렸다.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거대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인 구글이 인간의 뇌를 복제한 인공 신경망 기술은 인간이 가늠할 수 없는 연산 능력으로 파죽의 4승을 거두며 인간을 충격에 빠뜨렸다. 도구를 창조하고 자연과 우주를 정복할 수 있다는 인간의 이기심과 자부심이 여지없이 무너진 것이다. 그나마 이세돌 9단의 1승은 위안이 됐다. 기계가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안도감이었다.
애플이 2007년 전화와 컴퓨터, 인터넷을 합친 모바일 도구 '아이폰'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세상의 흐름을 따로 돌았다. 전자제품은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한 소비 도구였지만 삶을 지배할 정도는 아니었다. 지난 10년 간 테이프·CD·MP3로 듣던 워크맨과 고가의 TV가 휴대전화로 들어왔다. 지식인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던 PC 산업은 몰락했고, 게임기는 휴대전화처럼 휴대할 수 있게 만들어지거나 아예 휴대전화의 콘텐츠가 됐다. 디지털 카메라는 휴대전화 카메라에 밀렸고, 이제는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위한 새로운 웨어러블 장치가 등장했다. 모든 것은 검색과 게임, 간단한 프로그램을 돌리기 위한 PC와 노트북 그리고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에서 작동한다. 곧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화 같은 자동화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기술의 진보는 계속되어왔지만 소비자들의 것은 아니었다. 스티브 잡스는 "많은 경우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 지도 모른다"고 말할 정도로 기술 주도는 온전히 기업의 것이었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주도하고 필요로하는 제품을 만든다. 적극 참여하고 직접 쉽게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기술과 생산 인프라가 열렸다. 기술 기업들은 소비자의 심리, 소비행태, 경제수준, 지적수준, 직업, 학력, 거주지, 취미, 생태환경 등을 분석해 서비스를 내놓는다. 잘 모르지만 사용하다보니 편리한 것이 되는 이유다.
2017년은 다양한 기술들이 쏟아져 나왔고 사라졌다. 지난 한 해 동안 주목을 받은 우리의 삶과 미래를 변화시킬 기술 10가지를 살펴 본다.
#1. 얼굴인식 기술: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와 페이스ID
애플이 지난 11월 출시한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는 처음으로 물리 홈버튼을 없애고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고가의 스마트폰이지만 가장 주목할 기능은 바로 전화잠금을 해제하는 페이스ID 얼굴인식 기술이다.
페이스ID를 위한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은 악명높은 노치 디자인을 탄생시켰지만 단순한 카메라가 아니다. 얼굴에 3만 개의 적외선 점(dot)을 투사한 프로젝터를 탑재해 전면 카메라로 잠금해제를 할 수 있다.
앞서 인텔이 인지컴퓨팅으로 불리는 퍼셉추얼 컴퓨팅(perceptual computing) 기술로 탄생시킨 리얼센스(RealSense)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헬로'라고 불리는 얼굴인식 PC 잠금 해제 기술의 베이스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지만 기술 업계는 애플의 페이스ID가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공항에서 사용되고 있고 일부 보안 기술 업체들이 얼굴인식 장치를 만들고 있지만 애플만큼의 정교한 기술이 사용된 것은 없다. 퀄컴이 트루뎁스 카메라와 비슷한 3D 카메라 시스템을 만들고 있어 이르면 2018년 하반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대거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향후 트루뎁스 카메라를 후면에도 배치해 360도 3D 스캔과 확장현실(XR) 콘텐츠로의 이동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2. 현실이 된 우주 여행: 스페이스X의 재활용 로켓
우주선을 타고 광활한 우주로 여행하는 것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가능 인류의 오랜 꿈이었지만 우주왕복선은 그 가능성을 현실로 열어준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우주왕복선이나 단일 추진장치로 이루어진 로켓을 재사용 할 수 없다는 것은 우주항공기술의 명백한 한계였다.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창업자이자 우주항공기술 기업 스페이스X를 창업한 엘론 머스크는 우주여행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막대한 예산 출혈과 실패에도 끊임 없이 로켓을 쏘아올리고 다시 회수하는 노력을 계속한 끝에 자동항법기술로 로켓을 바다 한가운데 무인 착륙선에 착륙시키는데 성공한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17일 재활용 우주화물선 캡슐 드래곤에 슈퍼컴퓨터와 아이스크림, 실험용 생쥐 20마리를 포함한 3000㎏의 화물을 실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킹시키는데 성공했다. 재활용 로켓 팰컨9은 임무를 마치고 착륙선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캡슐 드래곤은 13번째 임무를 수행했고 한달 뒤 태평양 바다로 착륙한다.
로켓과 화물선의 재활용은 대당 수백억달러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는데다 일반 비행기처럼 정비과정만 거치면 기한 수명까지 우주여행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우주 행성이나 우주정거장을 거치면 더 먼거리까지 우주여행을 할 수 있어 획기적인 우주항공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팰컨9 로켓의 재활용은 시작에 불과하다. 스페이스X는 올해부터 새로운 팰컨 헤비(Falcon Heavy)라는 새로운 로켓을 쏘아올릴 예정이다. 로켓이 3개인 팰컨 헤비는 한 개의 메인 로켓과 두개의 로켓 부스터로 이루어져 있어 기존 한 개의 팰컨9으로 가능했던 저궤도 발사보다 높은 정지궤도까지 추진력을 끌어올릴 수 있어 최대 화성까지 진출이 가능하다.
화성은 지구와 가장 가깝고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아 공상과학 영화와 소설의 단골소재로 등장하는 등 제2의 지구로 주목받는 행성이기도 하다. 엘론 머스크는 화성에 지구 식민지를 건설하는 화성 이주 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고, 우주를 여행할 수 있고 지구 곳곳을 한 시간 내 이동할 수 있는 대형 우주선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3. 가상 비서: 음성 인식 기술
가상 음성비서는 오늘날 TV처럼 일반적인 기술이 되어가고 있다. 애플이 2011년 처음 음성인식 비서인 시리(Siri)를 iOS5 업데이트를 통해 대중적인 서비스로 선보인 이후 5년 만에 아마존과 구글이 각각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잇달아 내놓으며 주류 서비스 자리에 올라섰다.
특정 사용자의 목소리를 구분할 수 없었던 시리는 사용자별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알렉사와 마찬가지로 최대 6명의 음성을 구분할 수 있다. 이는 사용자별 맞춤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알렉사, 내가 좋아하는 음악 틀어줘', '헤이 구글, 오늘 일정 알려줘', '시리, 샘에게 '오늘 6시에 보자'고 문자 보내줘' 등 누가 묻는지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를 내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음성인식을 위해서는 사용자의 음성 프로필을 만들어야 한다. 개인화된 옵션은 이제 출발점에 있지만 향후 미래의 음성비서는 사용자의 개별 목소리를 완벽하게 구분해 자동차, 가전, 컴퓨터 등을 자유롭게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될 전망이다. 애플은 음성을 지문이나 홍채처럼 생체인식으로 사용하는 특허를 취득하는 등 음성 보안 기술의 발달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4. 컴퓨팅: IBM의 50큐빗 양자 컴퓨터
컴퓨팅 기술 회사 IBM이 지난달 11월 50큐빗 양자 컴퓨터 프로토타입 개발에 성공했다.
2016년 5월 사용자 권한을 신청한 연구자에게 5큐빗(qubit) 범용 양자 컴퓨터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이후 지난해 3월 20큐빗으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새로운 양자 시뮬레이터를 'IBM Q Experience' 프로그램을 통해 제공한다고 밝힌지 8개월 만이다.
IBM의 20큐빗, 50큐빗 두 양자 컴퓨터는 큐빗을 양자상태에서 최대 90 마이크로 초 동안 유지했다. 이 컴퓨터는 현재까지 업계 최대 규모이며 지금까지 구축된 가장 크고 강력한 양자 컴퓨터다.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될 경우 일반적인 컴퓨터로 1000년이 걸리는 계산을 불과 몇 분만에 끝낼 수 있어 수십만 가지의 화학 및 재료, 인공지능, 금융기술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는 분야의 기술 개발을 크게 앞당길 수 있다.
1982년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개념을 제시하고 1985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데이비드 도이치가 정립한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는 양자역학에 기반을 둔 독특한 논리연산법을 컴퓨터 분야에 도입한 것으로 지금의 슈퍼컴퓨터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첨단 미래형 컴퓨터다.
2진법을 쓰는 기존 컴퓨터는 정보의 단위로 비트(bit)를 쓰기 때문에 모든 데이터가 0 또는 1로 나타나고 이를 1비트라고 한다. 비트 대신 큐비트(qubit: quantum bit)를 단위로 사용하는 양자 컴퓨터는 데이터가 0이면서 동시에 1이 될 수 있다. 양자역학계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인 '중첩'을 이용한 것으로 이 특성을 정보의 연산과 처리에 이용하여 기존 컴퓨터보다 효율적으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 n 큐빗 양자 컴퓨터는 계산 속도가 2의 n제곱만큼 빨라진다.
지난달 14일 삼성, 다임러, 혼다, JP모건 체이스, 바클레이 등 글로벌 기술·금융 기업들은 IBM과 연구용 양자 컴퓨터 공급을 체결했다.
반도체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는 초고밀도 직접회로 가공기술(VLSI)을 위한 새로운 연구에 이 양자 컴퓨터를 활용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생산하는 다임러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에 대한 양자 화학 계산을 수행하고 첨단 자동차 기술 연구를 수행한다. JP모건 체이스는 거래, 자산 가격 책정 및 위험 분석과 관련된 재무 업무에 양자 컴퓨팅 방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IBM이 양자 컴퓨터 시장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디웨이브 시스템, 리게티 컴퓨팅 등이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해 뒤를 바짝 쫓고 있다.
#5.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술: 전자안경 이사이트3 (eSight 3)
맹인과 저시력자는 PC나 스마트폰과 같은 정보기술 인프라에 접근하는데 제약이 많다. 일상 생활에서도 책을 읽고 TV를 보거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기술의 진화는 이같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상당수는 완전히 시력을 잃은 맹인보다 저시력자인 경우가 많다. 이들 대부분이 안내견이나 지팡이의 도움을 받지만 정상인이 볼수 있는 것을 보지는 못한다.
캐나다 기반의 기술회사 이사이트(eSight)는 시각장애인들의 시력을 되찾아 주는 전자안경을 개발해 주목을 끌었다. 지난 10년간의 기술 노하우를 담은 최신형 '이사이트3'는 타임지가 선정한 '2017년 최고의 기술'에 뽑혔다.
113g의 이 전자안경은 고속·고화질 카메라가 장착되어 시야에 보이는 화면을 캡처한 뒤 특수 설계 알고리즘이 해당 화면을 사용자의 저시력에 맞게 OLED 스크린에 보여준다.
이사이트3를 착용한 사람은 손에 든 리모컨으로 카메라를 상하좌우로 회전하거나 줌인·아웃(확대·축소)을 할 수도 있다. 이는 외과적 수술 없이도 잔존시력은 있지만,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저시력자)들의 시력을 증폭시켜준다.
이사이트는 시각장애인의 시력을 되찾아주는 캠페인으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태어날때부터 시각장애를 가진 아이가 처음으로 엄마를 보며 '엄마'라고 부르거나 다리에 종양을 가진 선천적 시각장애 소녀에 희망을 준 일화는 이사이트의 성장에 큰 힘이 됐다.
가격은 9천995달러(약 1064만원)로 쉽게 범접할 수 없지만 초기제품이 1만5천달러(약 1600만원)였던 것에 비하면 더 낮아진 가격이다. 무어의 법칙에 따라 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 양산 제품의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이사이트는 모금 캠페인을 통해 시각장애인에게 무상 제공하거나 기업들의 시험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삼성은 CES 2018에 빛을 인식하지 못하는 전맹을 제외한 1~6급의 저시력 시각장애인들이 시야를 뚜렷하게 볼 수 있는 '릴루미노(Relumino)' 시각보조솔루션 앱을 출품한다. 삼성의 VR 기어를 착용해 스마트폰으로 앱을 실행하는 방식으로 비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사내벤처인 C랩에서 개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씨잉 AI(seeing AI)' 앱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시각장애인에게 주변 환경, 인물, 사물, 텍스트, 이미지 등을 설명해준다. 사람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성별, 나이, 행동, 감정 등을 분석해 묘사해준다. 메뉴나 표지판은 물론 필기체도 읽어준다. 시각장애인이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샤킵 샤이크(Saqib Shaikh)가 개발했다. 초기 프로토타입은 스마트 안경이 사용됐지만 앱만 출시됐다. 씨잉 AI는 현재 미국 앱스토어에서만 받을 수 있다.
#6. 최고의 비디오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2017년 최고의 비디오 게임으로 떠오른 제품은 닌텐도의 '닌텐도 스위치'다. 전세계적으로 1천만대 넘게 팔렸다.
전통적인 콘솔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장르를 결합한 획기적인 하이브리드 게임기로 콘솔 게임기의 시장 점유율이 낮은 한국에서도 5만5천대 넘게 팔리는 등 전세계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닌텐도 스위치는 가정이나 사무실에서는 콘솔과 TV 스크린을 연결해 거치형 콘솔 게임기처럼 사용하지만 휴대가 가능한 6.2인치 720p 터치 디스플레이에 조이콘을 끼우거나 분리해 스마트폰처럼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악세서리를 모듈 방식으로 조합해 사용할 수 있어 편의성을 크게 끌어올리고 게임 타이틀도 닌텐도의 인기 대작을 대거 이용할 수 있어 인기의 도화선이 됐다.
타임지의 '2017년 올해의 전자기기' 1위에 꼽혔다.
#7. 자가복원 유리: 깨진 스크린 30초 동안 눌러주면 유리 복원
일본 도쿄대학의 타쿠도 아이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폴리에테르 티오우레아 (polyether-thioureas)'라는 저중량의 고분자 중합체(폴리머)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맞춤형 비공유 교차 결합을 통해 기계적으로 견고하고 쉽게 고칠 수 있는 폴리머(Mechanically robust, readily repairable polymers via tailored noncovalent cross-linking)'라는 제목으로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지에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의 대학원생인 유 유나기사와(Yu Yanagisawa)는 새로운 접착제를 만들던 중 특이한 물질을 우연히 발견했다. 이 물질의 표면에 균열이 발생한 뒤 약 21도의 실온에서 30초 정도 누르자 균열이 사라진 것이다. 추가 실험에서 몇시간 동안 놓아두었더니 원래의 강도로 다시 돌아갔다.
자가복원 기술의 발견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고무나 플라스틱, 콘크리트 자가복원 소재가 개발됐고,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지난 4월 원래 크기에서 최대 50배까지 늘어나며 균열도 하루만에 복원되는 고분자 물질을 개발해 미국화학학회지(ACSJ)에 게재한 바 있다. LG전자는 2015년 출시한 G플렉스2(G Flex 2) 플렉서블 스마트폰 후면 작은 스크래치를 15~20분만에 자가복원하는 소재를 사용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올해 초 모토로라가 일정한 온도로 가열시 깨진 유리가 스스로 복원되는 디스플레이용 '쉐이프 메모리 폴리머(shape memory polymer)'에 관한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하지만 도쿄대학 연구팀의 '폴리에테르 티오우레아'라는 폴리머는 상온에서 자가복원되는 최초의 유리 소재다. 특별한 수소 결합 패턴 덕분에 폴리머는 복원이 불가능했던 유리와 달리 이용해 단단하고 견고하면서도 자가복원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8. 머신러닝: '인간처럼 창의적인' 강화학습 알파고 제로(Alpha Go Zero)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이 인공신경망 기술 회사인 딥마인드를 인수한 이후 인간처럼 창의적으로 가장 어려운 게임에 도전하는 강화학습 인공지능(reinforcement AI)를 개발했다.
2016년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를 내놓았던 구글 딥마인드 연구자들은 지난 10월 최신 버전 '알파고 제로' 연구 논문을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알파고 제로는 이세돌 9단을 4대 1로 이겼던 '알파고 리', 커제 9단을 3대 0으로 제압했던 '알파고 마스터'와는 차원이 다른 방법으로 바둑을 학습해 기존 버전의 실력을 뛰어넘었다.
인간이 정한 정석과 기보를 토대로 바둑을 학습하는 기존 버전과 달리, 알파고 제로는 기본 규칙만 아는 상태에서 바둑을 스스로 깨우쳤다. 창의성을 발휘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정석도 고안해 냈다.
알파고 제로가 72시간 독학 후 '이세돌 9단 대 알파고 리' 실전 당시와 똑같은 대국 조건(제한시간 2시간씩)에서 알파고 리와 대결한 결과, 100전 100승 무패를 기록했다.
알파고 제로가 40일에 걸쳐 2천900만 판을 혼자 둔 후에는, 올해 커제 9단을 꺾었던 종전 최강 버전 알파고 마스터를 100전 89승 11패로 제압했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인간이 입력한 전략이나 기보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바둑을 배웠던 기존 버전과는 다르다"면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방식 인공지능 연구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창업자인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프로그램 중 가장 강력한 버전인 알파고 제로는 사람이 만든 데이터를 입력하지 않아도 될 뿐아니라 컴퓨팅 파워도 덜 든다"며 "불과 2년만에 알파고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보면 놀라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9. 무선 네트워크: 5G 기술이 가져올 미래
5세대 초고속 무선 네트워크는 향후 10년간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Hyper-Connection) 시대를 의미한다.
2017 CES에서 인텔이 5G 모뎀을 세계 최초로 발표하며 기가비트급 속도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차와 사물인터넷(IoT), 무선 광대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28GHz의 초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이동통신 기술인 5G는 4G LTE 대비 데이터 용량은 약 1000배 많고 속도는 200배 빠르다. 1GB를 10초 안에 내려받는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는 2020년 표준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한 발 앞서 KT는 올해 2월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상용화 시범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텔의 IoT, 커넥티드 디바이스 및 차세대 네트워크 담당 부사장은 CES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6~7억 명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수천억 가지에 달하는 휴대전화, 조명, 자동차, 건물, 가전제품과 연결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까지 204억 개의 제품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23년에는 전세계 인구의 20%가 5G 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될 전망이다. 전기 그리드와 연결된 스마트 조명, 물 사용 모니터와 연결된 샤워기, 집안과 연결된 카메라 센서는 물론 다양한 스마트 홈 시스템과 더 큰 규모의 스마트 빌딩, 스마트(커넥티드) 카, 스마트 시티, 스마트 공장 등 모든 것이 초연결·초지능화되면서 인간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포레스터(Forrester)의 댄 빌러 애널리스트는 "5G가 시작되면 사용 가능한 대역폭이 너무 많아 무제한으로 데이터에 접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변화는 2020년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 시기를 기점으로 향후 10년간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10. 에너지: 고온 태양광 전지(Hot Solar Cells)
전세계 기술업계가 주목하는 무한 친환경 에너지 자원은 태양광 발전이다. 그러나 현재의 표준 실리콘 태양광 전지는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 주로 보라빛의 가시광선을 포착하는 일반 실리콘 태양 전지는 이론적으로 변환효율 한계가 32%에 머물러 있다. 태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는 수치가 32%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를 가장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연구팀은 일반 실리콘 태양광 전지에 비해 2배나 발전 효율이 좋은 태양광 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아직 효율성은 6.8%에 그치는 프로토타입이지만 기존 태양광 전지 효율성의 2배인 70%에 육박하는 차세대 기술이어서 관련 학계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장치는 이미터(emitter) 흡수층이 햇빛 속의 모든 에너지를 포착하고 대부분을 열로 전환시키는 단단한 검정색 카본 나노 튜브로 만들어진 것이 핵심이다. 온도가 약 1000도에 도달하면 인접한 발광층은 그 에너지를 빛으로 방출하여 광전지가 흡수 할 수있는 대역으로 대부분 좁혀진다. 또 하나의 중요한 진보는 맞춤화 된 빛을 전송하는 고도로 특수화 된 광학 필터를 추가하는 것이었고 사용 불가능한 거의 모든 광자(photon)는 반사시켰다. 이 광자 재활용은 더 많은 열을 생산한다.
연구진이 태양광 에너지 저장 장치를 통합하고 효율성을 높인다면 이 시스템은 깨끗하고 값 싸고 지속적인 태양광 발전을 획기적으로 제공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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