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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3 19:33

버섯 줄 때, 농담하는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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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줄 때, 농담하는 줄 알았어

사람들은 ‘재능기부’라는 말을 옆자리 친구에게 지우개 빌려달라는 것처럼 쉽게 꺼낸다. 좋은 취지만을 내세워 재능기부를 강요하는 꼴은 참으로 볼썽사납다. 차라리 솔직해지자. 그냥 공짜 좋아한다고.

임승수 (저술가·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강사)



책 쓰고 강의하며 사는 업(業) 덕에 다년간 소위 ‘재능기부’의 쓴맛 단맛을 다 봤다. 새로 나온 책 홍보해주겠다며 재능기부 형태의 무료 강의를 해달라는 것은 차라리 예측 가능한 범위에 속한다. 강연 요청을 받고 왕복 차비 들여서 충청도 대학생들에게 강의하러 갔는데 ‘강연비’라며 버섯 하나 달랑 들어 있는 서류봉투를 받아본 적 있는가? 난 버섯 줄 때 농담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진심이었다. 한 기업으로부터 대학생들을 위한 재능기부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이 왔는데, 해당 기업 홈페이지에 가보니 정작 대학생들로부터 참가비를 받고 있었다. 


이런 경험이 축적되면 사람은 방어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파블로프의 개’는 종소리만 들으면 식욕이 돋아 침을 질질 흘렸다는데, 나는 ‘재능기부’라는 단어만 봐도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일종의 조건반사다. 재능기부라는 썩은 고기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일전에 경기도 소재 어떤 대학의 학생 자치 동아리 초청으로 강연을 했다. 강연 전에 화장실을 들렀다. 소변기 위쪽에는 주최 측이 만든 강연 홍보 스티커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 존재감 덕분인지 예상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참석해서 분위기가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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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자료


2008년 촛불집회 당시에는 모금과 기부가 끊이지 않았다. 연비를 받았는데, 대학생 동아리 주최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많다고 할 수는 없는 액수였다. 그런데 우연히 주최 측 학생들이 나에게 줄 강연비를 마련하기 위해 이른바 ‘노가다’를 뛰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이고! 변기 위에 붙어 있던 정성스러운 스티커까지 떠오르면서, 이 친구들이 어려우면 ‘재능기부’ 형식으로라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런데 참 역설적인 것이, 이런 친구들은 자신들이 막노동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남에게 재능을 ‘기부’받으려 하지 않는다. 반대로 사무실에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재능기부’라는 말을 옆자리 친구에게 지우개 빌려달라는 것처럼 쉽게 꺼낸다. 돈 없으면 우리 집 청소라도 해주든지.


무료로 강연할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타인에게 ‘재능기부’를 요구하려면 당신 혹은 당신이 속한 단체가 그런 것을 요구할 만한 사람 혹은 조직이 되어라.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저지 촛불집회에서는 재능기부가 끊이지 않았다. 딱히 먼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모금을 하고 자신의 재능을 기부했다. 정부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의 여론을 대변해서 앞장서는, 흡사 독립투사 같은 사람들에게 정말 고맙고 미안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나도 반값등록금 투쟁을 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재능기부 차원에서 무료로 거리 강연을 한 적이 있다. 


반면 평소에는 자기들 잇속이나 차리던 기업이나 단체에서 기껏 단발성 이벤트 및 이미지 쇄신 차원으로 사업을 기획한 후 ‘좋은 취지’만을 내세워 사람들에게 재능기부를 강요하는 것은 참으로 볼썽사납다. 누군가에게 재능기부를 요구하려면 당신 혹은 당신의 단체가 그에 걸맞은 자격을 갖춰라. 평소에 자기 잇속이나 챙기고 비정규직 고용을 일삼던 사람이나 기관에서 갑자기 ‘재능기부’ 운운하면 우습지 않겠나.


진짜 ‘재능기부’가 되려면 재능을 가진 사람이 먼저 자발적으로 기부 의사를 밝히는 것이 자연스러운 순리다. 그런데 최근 ‘재능기부’ 실태를 보면 재능이 필요한 쪽에서 먼저 나서서 기부를 요청한다. 우리 발가벗고 솔직해지자. 그냥 공짜 좋아한다고. 


[출처]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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