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와 감정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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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다루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은 특정 상황에 대한 개인의 생각일 뿐 모든 남녀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남녀의 편을 가르기 위한 것도 아니고 옳고 그름을 얘기하려는 것도 아님을 먼저 밝힌다. 그러므로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읽으려고 한다면 [Ctrl + W] 키를 누르거나 [Alt + F4] 키를 누르기 바란다.
연인 사이든 부부 사이든 남녀의 싸움은 대부분 옳고 그름이 아니라 서로의 논리와 감정이 충돌될 때 발생되는 것 같다. 만약 누군가 명백히 잘못을 했다면 애초에 싸움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잘못한 사람이 사과를 할테니까..
많은 심리학자나 연애 전문가(?)들은 보통 남자는 문제 해결과 논리를 우선하고 여자는 감정과 공감을 우선한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남녀의 대화 내용은 그것의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여자 : 자동차에 시동이 안 걸려
남자 : 그래? 배터리 나간 거 아냐? 라이트는 켜져?
여자 : 어제까지 제대로 됐는데, 왜 갑자기 시동이 안 걸리지?
남자 : 엔진 트러블이면 곤란한데, 일단 배터리 문제인가부터 확인해봐. 라이트는 들어봐?
여자 : 아이 참, 나 약속 있는데 차 없으면 안 되는데~
남자 : 그거 큰일이네, 라이트 켜져?
여자 : 분명히 어제는 괜찮았는데.
남자 : 그래~ 그런데 라이트 켜져?
여자 : 왜?
남자 : 아, 시동 안 걸리는 거 아냐? 배터리가 나가서 그러는 걸 수도 있으니깐.
여자 : 무슨 말이야?
남자 : 자동차 배터리 나갈 수도 잇으니까 확인해 보라고!!
여자 :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야?
남자 : 화 안 냈어. 어서 해봐.
여자 : 화냈잖아.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남자 : 잘못한 거 없어. 괜찮으니깐 어서해봐.
여자 : 뭐가 괜찮은데?
남자 : 배터리 말이야.
여자 : 지금 차가 중요해?
위 대화만 보더라도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여자는 공감해주는 것을 원하고 남자는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집중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단, 남자 입장에서 보면 저 남자가 정말 억울한 상황이고 여자는 답답한 사람처럼 보인다. 왜냐면 여자가 먼저 차에 문제가 생겨서 남자에게 연락을 했고 자신의 난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남자는 그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노력하지만 여자는 "문제 해결"보다는 계속 자신의 "상황"만 얘기하고 그 과정에서 남자의 말투까지 지적한다. 결국은 저 여자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온데간데 없고 속상한 감정을 내세우며 남자를 비난한다.
아니! 본인이 "차가 없으며 안된다"라고 난처하다며 연락 해놓고, 도와주려는 사람한테 짜증내고 나중엔 "지금 차가 중요해?" 이러고 있다. 아니 그럼! 지금 차가 중요하지.. 차는 제쳐두고 "아이고~ 그랬쪄요~ 울 애기 속상하겠다~" 이러면 차가 저절로 고쳐지나? 그리고 지금 약속도 있고 그래서 차를 당장 써야 한다메?!!
그 동안 아내와 다투던 것들도 대부분 이런 비슷한 상황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싸움이 끝나면 뭐가 잘못됐는지 고민도 해보고 뭐든 이해하려고 노력을 해보지만 저런 상황은 도저히 내 상식에서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러다 문득 착시현상을 설명하는 이 사진을 보고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이 사진은 색상에 대한 착시현상을 설명할 때마다 등장하는 아주 유명한 사진이다.
위의 사진에서 A 영역과 원기둥 그림자 왼쪽에 있는 B 영역은 다른 색상 같지만 사실 같은 색상이다. 하지만, 분명히 눈을 씻고 다시 봐도 A 영역이 B 영역보다 더 짙은 색으로 보인다. 우리 눈은 태양광의 색, 온도, 파장 등의 여러 상황에 따라 적응하게 되어있고 이런 원리에서 착시현상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A 영역과 B 영역을 직접 연결해보거나 주변 색상과 따로 분리해서 비교해보면 A 영역과 B 영역은 분명히 같은 색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저 사진을 보고 남녀가 싸운다는 가정을 해보면 어떨까?
여자가 A 영역과 B 영역의 색상이 서로 다르게 보인다고 말한다. 남자는 저 영역의 색상코드(RGB #787878)를 언급하며 같은 색상임을 증명하고 뿌듯해 한다. 이에 여자는 색상이 이미 다르게 보이는데 그 코드 나부랭이가 뭐가 중요하냐고 되묻는다. 남자는 색상코드의 원리를 설명하면서 자신이 옳다는 것을 주장하고 여자는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식의 대화가 계속 된다면 남자는 여자의 비논리를 지적하고 여자는 남자의 감수성을 비난하며 싸움이 커질 것이다.
아마도.. 내가 저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비록 나에게도 저 A, B 영역의 색상이 다르게 보이긴 하지만, 그건 모르겠고 저 둘의 색상코드를 확인해 보니 같은 색상이었다. 이것 봐라, 나는 이렇게 헷갈리는 상황에서도 객관적인 사실에 충실하고 그걸로 판단하는 사람이야! 결국 내가 옳고 너가 틀렸잖아! 근데 왜 나한테 뭐라고 하는거야?
이 글을 쓰면서 다시 봐도 분명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나 세상이 움직이는 모습은 논리와 팩트만 중요하지는 않는 것 같다. 어느 상황에서는 객관적인 논리보다 눈에 보이는 것이 진정한 사실이 되고 또 어떤 상황에서는 그 사실보다 느끼는 감정이 중요하게 되는 것 같다.
색상 코드가 어찌 됐던 어차피 눈으로 보면 다르게 보이는 것을 저 상황에서 굳이 그 색상이 같고 다름을 분석할 것이 아닌데 말이다.
뭐? 이 사진이 움직이는 것 처럼 보인다고?
이건 JPEG 포맷의 이미지 파일이야. 움직일리가 없어!!
그래서 내가 옳고!! 니가 틀렸어!!
이게 움직인다고?!! 잘 봐!! 아이고 어지러워 ㅎㅎㅎ
아!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
머리에 못 박힌 여자가 머리 아프고 일상 생활이 어렵다고 하는데 남자가 못을 빼라고 하니까 짜증내면서 못 얘기가 아니라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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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은영 박사님이 계속 강조하는 게 '감정의 정당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속상함이든 분노이든 '이게 속상함이구나'하고 마음을 언어로 가르쳐야 하고, 이후에는 '네 마음은 네 것이다'하여 자기 마음에 대한 주인의식을 키워야 하고, 지속적으로 마음의 대화를 하며 자기 주장, 마음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성장 발달의 단계를 다 이룬 거라고. 1. 마음을 가르침 '이것이 속상함이다' 2. 네 마음을 말로 표현해야 한다, '나 좀 속상하다' 3. 주장의 정당성 '그건 네 말이 옳다', 마음의 정당성 '그런 감정이 들 수 있겠다'을 인정받은 사람이 나중에 타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일을 하는 사람으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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