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남편에게 우유와 달걀을 사오라는 아내..

상당히 오래된 유머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유 1개, 달걀 6개를 사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나도 그렇다 ㅋㅋ;

하지만, 남편의 직업을 전제로 생각해보면 대화 내용을 다르게 해석해 볼 수 있다. 어이가 없는 상황일 수 있지만 프로그래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느정도 공감이 된다.

"달걀 있으면 6개 사와" 라는 말 자체에는 사야 할 대상이 "달걀"이라고 명시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 무슨 헛소리냐?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억지스럽다고 생각한다면 이렇게 단어를 바꿔서 생각해보자.

위의 문장은 "우유 하나 사와, 달걀 있으면 6개 사오고..." 라는 말과 같은 구조이다.

그렇다면..

두 그릇 달라고 한 것은 밥일까? 김치찌개일까?

1. 밥 한 그릇, 그런데 김치찌개 있으면 밥 두 그릇?

2. 밥 한 그릇 + 김치찌개 두 그릇?

우유와 달걀을 각각 밥과 김치찌개로 바꿨더니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일상생활에서 이런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다시 묻는 경우도 있다.

"달걀 6개? 아니면 우유 6개?", "밥 두 그릇?"

이제 위의 두 문장을 가지고 남편이 생각했던 논리를 분석해보자.

프로그래밍에는 그 값(수량)이 변하는 "변수"와 상황을 분기하는 "조건"이라는 용어가 있다.

"줘"라고 요구한 대상은 "밥"이고 밥의 수량은 변수가 된다.

그리고 "김치찌개 있으면"이라는 문장은 조건이 된다.

조건이 포함된 문장에서 요구한 대상(밥)이 변경되지 않았고 수량은 변경되었다.

그래서 "밥"을 달라는 것이고 김치찌개의 유무에 따라 밥의 수량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 프로그래밍이 이렇게 쉽습니다;; */
변수 밥의 수량 = 한 그릇;
if ( 김치찌개가 있으면? ) {
    밥의 수량 = 두 그릇;
}

이 부분을 이해한다면 남편이 달걀을 왜 6개 사왔는지도 설명이 가능하다.

남편에게 "달걀이 있으면" 이라는 것은 사야 할 우유의 수량을 결정하는 조건이 된다.

따라서, "달걀이 있으면" 이라는 조건이 만족하는 상황이라면 "구입할 물품"의 수량이 6개로 바뀌는 것이다.

남편이 프로그래머라는 전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

/* 프로그래밍이 이렇게 쉽습니다;; */
변수 사야할 우유 = 1개;
if ( 달걀이 있으면 ) {
    사야할 우유 = 6개;
}

이상하긴(?) 하지만, "남편이 그렇게 이해했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공감이 되는가? 아니라도 어쩔 수 없다 ㅠㅠ;

그렇다고 개발자/프로그래머들이 모두 항상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간혹 뭔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무심코 말을 걸게 되면 위와 유사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린 평소엔 지극히 일반적인 방식으로 생각한다. ㅋㅋㅋ

[관련링크]

계란 있으면 6개 사와

https://hooni.net/61996